매출 1,000억 원 규모 유통사가 받은 AI 도입 견적서에 9개월에 8억 원이 찍혔습니다. 현업 담당자의 필요를 채우기에는 너무 비싸고 느린 제안입니다. 기술의 문제라기보다 기업의 실제 AX 준비 상태를 오진한 결과입니다.

기업의 진짜 체력과 AX 5단계

AX 도입 실패는 대부분 엑셀에 의존하는 2단계 기업을 4-5단계 시스템으로 오진하는 데서 시작합니다. AX 준비 상태는 5단계로 구분합니다. 수기 업무 중심의 1단계부터 엑셀과 담당자 머릿속에 업무를 흩어놓은 2단계, 부서별 도구가 파편화된 3단계로 이어집니다. 4단계는 전사 AI 시스템 운영이고 5단계는 의사결정에 AI가 녹아든 상태입니다. 진단이 먼저입니다.

한국 비IT 기업의 70%는 2단계에 머뭅니다. 겉보기에는 ERP나 사내 시스템이 돌아가지만 진짜 업무 로직은 담당자의 카카오톡 대화방과 개인 엑셀 파일에 숨었습니다. 실무자가 자리를 비우면 정산이나 발주가 멈춥니다. 여기서 병목이 생깁니다.

8억 원짜리 견적서가 만들어지는 구조

공급사들이 불확실한 업무 로직의 리스크를 가격에 반영하면서 견적이 비정상적으로 부풉니다. 전통적인 SI는 구축으로 해결하고 컨설팅은 로드맵으로 문제를 번역합니다. 2단계 기업은 업무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정확한 요구사항 정의서를 쓰지 못합니다. 공급사는 이 불확실성을 통제하기 어렵습니다. 공급사는 이 리스크 비용을 견적에 얹습니다. 견적이 치솟는 이유입니다.

비즈니스 맥락이 드러나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대형 시스템을 도입하면 실패합니다. 기술 도입 전에 현장의 일하는 흐름부터 정리해야 합니다. 기술 도입이 능사는 아닙니다.

온톨로지와 현장 중심의 2단계 돌파

2단계를 넘어서려면 사람의 암묵지를 명시적인 지식 체계인 온톨로지(ontology) 로 구조화해야 합니다. 엑셀의 특정 셀 색상이 의미하는 수수료 예외 조건이나 공장장의 자재 발주 기준을 끄집어내 정리하는 작업입니다. 이 지식 체계 위에 실제 데이터가 쌓이며 온톨로지를 보완하는 피드백 루프가 돌아갈 때 AI가 제대로 작동합니다.

이 작업은 회의실 보고서가 아닌 현장에서 실무자 옆에 앉아 질문을 던지며 진행합니다. 위시켓 AIDP는 FDE가 고객 현장에 상주하며 2주 단위 스프린트로 맥락을 가시화합니다. 문제를 정의하며 실행하는 방식입니다. 실질적인 변화를 만듭니다.

AX의 출발점은 화려한 AI 모델이 아니라 우리 회사의 현재 위치를 정확히 진단하는 데 있습니다. 진단이 정교할수록 거품 낀 견적서도 사라집니다.

요약

  • 기업의 AX 준비 상태를 오진하여 2단계 기업에 4-5단계 솔루션을 제안하는 것이 견적 인플레이션의 주원인입니다.
  • 한국 비IT 기업의 다수가 속한 2단계는 업무 로직이 시스템 바깥의 엑셀, 카카오톡, 실무자 머릿속에 파편화되어 있습니다.
  • 성공적인 AX를 위해서는 기술 도입 전에 현장에서 비즈니스 맥락을 추출하여 온톨로지를 구성하고 데이터 피드백 루프를 만들어야 합니다